야구

류현진 한미 통산 2500탈삼진 달성 총정리 (기록 수치·양현종 송진우 김광현 비교·7월 19일 키움전 내용)

일요일 오후에 밀린 집안일 하면서 중계를 틀어놨는데, 2회초부터 한화가 안타를 연달아 맞더라고요. 아 오늘도 힘들겠다 싶어서 세탁기 쪽으로 걸어가던 참이었어요. 그러다 중계 톤이 확 올라가서 다시 돌아봤습니다. 무사 1·3루 위기에서 나온 삼진 하나가 한국 야구 39년 치를 통째로 갈아버린 순간이었거든요. 2026년 7월 19일, 대전에서 류현진이 한미 통산 2500탈삼진을 채웠습니다.

2회초 위기 상황에서 나온 삼진, 그게 하필 2500번째였어요

2회초가 시작되자마자 키움 타선이 연속 3안타를 뽑아냈어요.
0-1로 끌려가고, 주자는 1·3루에 무사.
솔직히 대기록이고 뭐고 이닝을 어떻게 막느냐가 먼저였던 상황이었죠.

류현진 한미 통산 2500탈삼진 달성 총정리 (기록 수치·양현종 송진우 김광현 비교·7월 19일 키움전 내용)

여기서 8번타자 권혁빈이 들어섰습니다.
초구, 2구가 그대로 스트라이크로 꽂히면서 0B-2S.
3구째 몸쪽 145㎞ 직구에 방망이가 헛돌았고, 그 공이 한미 통산 2500번째 탈삼진이 됐어요.
한국 투수 중에 이 숫자를 찍은 사람은 류현진이 처음입니다.

기록이라는 게 보통은 여유 있는 상황에서 나오면 그림이 예쁘잖아요.
근데 이건 아니었어요.
맞고 있던 중에, 실점 위기에서, 가장 자기다운 공으로 잡아낸 삼진이었다는 게 오히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더라고요.

2006년 신인이 2026년에 이 숫자를 채우기까지

이 기록이 왜 특별한지는 숫자 하나만 봐선 잘 안 와닿아요.
시간을 좀 되감아 봐야 합니다.

류현진 한미 통산 2500탈삼진 달성 총정리 (기록 수치·양현종 송진우 김광현 비교·7월 19일 키움전 내용)

2006년, 한화 1차 지명으로 들어온 스무 살짜리 좌완이 데뷔 첫 시즌부터 204탈삼진을 잡았어요.
신인이 다관왕을 해버린 겁니다(세부 수상 항목은 매체마다 표현이 조금씩 달라요).
이후 2012년엔 한 시즌 210탈삼진으로 개인 최고치를 찍었고요.
‘괴물’이라는 별명이 마케팅이 아니라 그냥 성적 요약이었던 시절이에요.

그리고 2013년, 포스팅으로 LA 다저스에 갑니다.
여기서부터가 이번 기록의 진짜 변수예요.

류현진 한미 통산 2500탈삼진 달성 총정리 (기록 수치·양현종 송진우 김광현 비교·7월 19일 키움전 내용)

다저스와 토론토를 거치며 MLB 11시즌을 소화했고, 거기서 쌓은 탈삼진이 934개입니다.
그 사이 KBO 커리어는 당연히 멈춰 있었죠.
국내에 남아 매년 꾸준히 던진 투수들과는 누적 방식 자체가 달라진 거예요.
그러다 2024시즌을 앞두고 친정 한화로 돌아왔고, 2년 반 만에 국내에서 대기록 두 개를 연달아 세웠습니다.

양현종 2234개보다 적은데 왜 더 화제냐고요

여기서 헷갈려하는 분들이 꽤 많더라고요.
KBO 단일리그 통산 탈삼진만 놓고 보면 양현종이 2234개로 1위예요(2026시즌 전반기까지, 4월 25일 광주 롯데전에서 역대 최초 2200탈삼진을 찍었죠).
그 뒤로 송진우 2048개, 김광현 2020개가 이어집니다.
류현진의 KBO 누적은 1565개라 이 셋보다 확실히 적어요.

류현진 한미 통산 2500탈삼진 달성 총정리 (기록 수치·양현종 송진우 김광현 비교·7월 19일 키움전 내용)

그래서 “그럼 양현종이 더 위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데, 두 기록은 애초에 재는 자가 달라요.
양현종·송진우·김광현은 한 리그 안에서 쌓아올린 누적이고, 류현진은 국내와 해외를 합친 축을 새로 만든 겁니다.
국내외 프로 통산 2000탈삼진을 넘긴 한국인 투수가 류현진 포함 네 명뿐인데, 그중 MLB 탈삼진을 가진 건 류현진 하나예요.
누가 더 위냐를 따지기보다는 서로 다른 종류의 대단함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계산은 단순합니다.
KBO 1565개에 MLB 934개를 더하면 2499개.
여기에 7월 19일 권혁빈 삼진 하나가 붙어서 딱 2500개가 됐어요.

2499에서 멈췄던 2주, 그게 더 애가 탔습니다

사실 이 기록은 전반기에 나올 뻔했어요.
6월 23일 대전 두산전 무렵부터 “2500K까지 10개 남았다”는 기사가 쏟아졌고, 7월 초에는 아예 -1까지 갔거든요.

류현진 한미 통산 2500탈삼진 달성 총정리 (기록 수치·양현종 송진우 김광현 비교·7월 19일 키움전 내용)

7월 5일 잠실 LG전이 그 자리였는데, 경기 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우천취소가 됐습니다.
딱 하나 남겨두고 비 때문에 미뤄진 거예요.
다음 날 한화는 후반기를 대비해 류현진을 1군에서 말소했고, 결국 2499개에서 전반기가 끝났습니다.
그때 나온 기사 제목들이 하나같이 아쉬움 반, 기대 반이었어요.

덕분에 후반기 관전 포인트로 계속 회자됐고, 7월 15일에도 최형우 2700안타, 김현수 17시즌 연속 100안타와 함께 “후반기 최대 볼거리”로 다시 묶여 나왔습니다.
2주 묵혀둔 숫자가 홈에서 터진 셈이라, 대전 팬들 입장에선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타이밍이었던 것 같아요.

기록은 축포인데, 이날 투구는 솔직히 고전이었어요

여기는 냉정하게 짚고 갈게요.
이날 류현진의 최종 라인은 5⅓이닝 8피안타 2사사구 7탈삼진 4실점(4자책)이었습니다.
탈삼진 7개를 잡으면서도 안타를 8개 맞았어요.
대기록 장면만 잘라서 보면 화려한데, 경기 전체로 보면 힘겨웠던 등판이었다는 뜻이에요.

류현진 한미 통산 2500탈삼진 달성 총정리 (기록 수치·양현종 송진우 김광현 비교·7월 19일 키움전 내용)

팀 상황도 좋지 않았어요.
한화는 7월 17일 6-7, 18일 2-4로 키움에 내리 지면서 3연패 중이었고, 18일 경기에선 에르난데스가 헤드샷 관련으로 퇴장까지 당했거든요.
그래서 이날 프리뷰 기사들의 관전 포인트도 “위기의 한화를 류현진이 구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참고로 이 경기 최종 스코어와 류현진의 승패 여부는 제가 확인한 기사들에선 명시되지 않았어요.
기록 달성에 초점이 쏠린 보도가 대부분이라, 정확한 결과는 KBO 공식 기록실 쪽을 확인하시는 게 빠를 거예요.

그래도 39세 투수의 전반기 성적표를 보면 이날 4실점이 흐름을 뒤집는 수준은 아니에요.
15경기 8승 2패, 평균자책점 2.67로 리그 3위, WHIP 1.06으로 리그 2위였습니다.
다승도 공동 3위였고요.
구속으로 윽박지르는 유형이 아니게 된 지 한참인데도 이 숫자가 나온다는 게 좀 비현실적이에요.

한 시즌에 200승과 2500K를 동시에, 이런 해가 또 올까요

이번 시즌을 통째로 놓고 보면 더 재밌어집니다.
5월 24일 대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6⅔이닝을 던져 이기면서 한미 통산 200승을 먼저 채웠어요(KBO 122승 + MLB 78승).
국내외 프로 통산 200승은 2009년 은퇴한 송진우에 이어 한국인 투수 역대 두 번째입니다.

류현진 한미 통산 2500탈삼진 달성 총정리 (기록 수치·양현종 송진우 김광현 비교·7월 19일 키움전 내용)

그리고 두 달 뒤인 7월 19일에 2500탈삼진.
한 시즌 안에 통산 200승과 통산 2500K를 나란히 세운 거예요.
이런 조합은 앞으로 나오기가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KBO에서 시작해 MLB에서 11년을 버티고 다시 KBO로 돌아와 마운드에 서는 커리어 자체가 흔치 않으니까요.

개인적으로는 2006년 데뷔전 하이라이트를 봤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는데, 그 투수가 20년 뒤에도 같은 유니폼으로 몸쪽 145㎞ 직구를 던지고 있다는 게 좀 이상한 기분이더라고요.
기록보다 그 지속력이 더 놀라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다음 등판이 언제 잡히느냐가 이제 관심사입니다.
한화가 키움전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고, 후반기 순위 싸움도 본격적으로 시작되니까요.
류현진의 다음 선발 등판 일정과 이날 키움전 최종 결과가 정리되는 대로 이어서 다뤄볼게요.
같은 시기 후반기 관전 포인트로 묶여 있는 최형우 2700안타 진행 상황도 함께 챙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