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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건 앨런 KT 정식계약 총정리, 연봉 42만5천 달러와 보쉴리 방출까지

6주 뒤에 짐을 싸야 할지도 모르는 계약서에 사인한다면, 어떤 마음으로 공을 던지게 될까. 로건 앨런이 지난 6월 12일 KT 위즈와 맺은 계약이 딱 그런 종류였다. 총액 12만 5,000달러, 기간 6주, 신분은 부상 선수의 대체 요원. 그리고 7월 18일 KT는 그와 연봉 42만 5,000달러의 정식 계약을 발표했다. 같은 날 어깨를 다친 케일럽 보쉴리에 대해서는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로건 앨런 KT 정식계약 총정리, 연봉 42만5천 달러와 보쉴리 방출까지

6주짜리 계약서에 사인하는 기분이란

KT 위즈는 2026년 7월 18일 로건 앨런과 정식 외국인 선수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연봉은 42만 5,000달러다.
매체에 따라 원화 환산치는 약 5억 9,000만 원에서 6억 3,000만 원 사이로 조금씩 다르게 적혔는데, 이는 환율 적용 시점 차이로 보인다.
구단이 공식적으로 밝힌 숫자는 달러 금액 쪽이다.

불과 5주 전만 해도 그의 신분은 전혀 달랐다.
6월 12일 KT가 발표한 계약은 기간 6주, 총액 12만 5,000달러짜리 부상 대체 선수 계약이었다.
한화로 대략 1억 9,000만 원 규모.
정해진 기간이 끝나면 원소속 선수가 돌아오고 자신은 짐을 싸는, 말 그대로 임시직이었다.

다저스 산하에서 6.08, 전화는 그때 걸려왔다

로건 앨런 KT 정식계약 총정리, 연봉 42만5천 달러와 보쉴리 방출까지

앨런의 2026년 상반기는 순탄하지 않았다.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12경기를 던져 2승 4패, 평균자책점 6.08을 기록 중이었다.
메이저 콜업이 눈앞에 보이는 성적은 아니었다.
KT의 제안이 도착한 건 그 무렵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그의 커리어는 한 번도 안정적인 적이 없었다.
2015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8라운드로 지명됐고, 같은 해 11월 크레이그 킴브렐 트레이드에 끼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옮겼다.
이후 클리블랜드, 볼티모어, 애리조나를 거치며 빅리그 통산 45경기 124⅓이닝, 5승 11패 평균자책점 5.79를 남겼다.
선발 등판은 15경기뿐이었다.

로건 앨런 KT 정식계약 총정리, 연봉 42만5천 달러와 보쉴리 방출까지

KBO와의 첫 인연은 2025시즌 NC 다이노스였다.
32경기에 나서 7승 12패 평균자책점 4.53.
망친 시즌이라고 하기엔 이닝을 꾸준히 먹었고, 재계약을 따내기엔 부족한 숫자였다.
NC는 재계약을 하지 않았고, 앨런은 미국으로 돌아갔다.
한국 무대에서 한 번 거절당한 투수가 1년 만에 같은 리그로 돌아온 셈이다.

“같은 이름, 같은 사람, 다른 투수”라는 말이 나온 이유

로건 앨런 KT 정식계약 총정리, 연봉 42만5천 달러와 보쉴리 방출까지

합류 후 가장 먼저 화제가 된 건 성적이 아니라 몸이었다.
앨런은 미국에 있는 동안 체중을 약 15kg 줄였고, KT 합류 시점에 유니폼 바지 사이즈를 다시 만들어야 했다는 얘기가 전해졌다.
변화는 구속으로 나타났다.
2025년 NC 시절 직구 평균 144.9km/h였던 것이 2026년에는 평균 149.1km/h로 올라섰고, 6월 23일 KIA전에서는 최고 151km/h가 찍혔다.

이름도 같고 사람도 같은데 던지는 공이 달라졌다는 표현이, 이번 앨런 이야기의 핵심에 가장 가깝다.
4km/h 남짓한 차이는 숫자로 보면 소박하지만, 30대를 앞둔 투수가 1년 사이에 만들어낸 변화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이 정도 반등은 우연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5경기, 증명하기엔 짧고 놓치기엔 아까운 표본

로건 앨런 KT 정식계약 총정리, 연봉 42만5천 달러와 보쉴리 방출까지

실질적인 합류 시점은 6월 17일이었다.
앨런은 대체 선수 신분으로 5경기에 모두 선발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3.33을 남겼다.
승수는 초라하지만 평균자책점이 말해주는 내용은 다르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돌았고, 실점을 억제했다.

나도현 KT 단장은 정식계약을 발표하며 “로건은 대체 선수로 합류한 뒤 좋은 구위를 보여주며 에이스 역할을 해줬다”고 밝혔다.
단장이 임시 계약 선수에게 ‘에이스’라는 단어를 쓴 것 자체가 팀 내 평가를 짐작하게 한다.
한 매체는 이 과정을 두고 6주 알바가 정규직을 꿰찼다는 표현을 헤드라인에 올렸다.

다승 공동 선두였던 투수가 짐을 싸는 방식

로건 앨런 KT 정식계약 총정리, 연봉 42만5천 달러와 보쉴리 방출까지

앨런의 정식계약과 같은 날, KT는 케일럽 보쉴리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KBO에 요청했다.
사실상 방출이다.
보쉴리의 2026시즌 성적은 11경기 62⅔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3.16, 56탈삼진.
부상 이탈 직전까지 리그 다승 공동 선두권에 있던 투수였다.

문제는 어깨였다.
6월 2일 불펜 피칭 도중 오른 어깨 통증을 호소해 1군에서 말소됐고, 6월 8일 재검진에서 우측 어깨 극하근 손상 진단을 받았다.
4~6주 재활에 3주 후 재검진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회복이 예상만큼 진행되지 않으면서 결국 교체 결정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나 단장은 “보쉴리의 부상이 장기화해 교체를 결정했다”며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해준 보쉴리에게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보쉴리는 2017년 샌디에이고 산하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2023년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미네소타, 텍사스, 탬파베이를 거쳤다.
MLB 통산은 28경기 49⅔이닝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5.80.
마이너리그에서는 190경기 50승 38패 평균자책점 4.31을 쌓았다.
지난해 11월 26일 KT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하며 잡은 기회가, 반 시즌 만에 어깨 하나로 끊겼다.
보도들의 제목에는 ‘청천벽력’ 같은 단어가 자주 등장했다.

임시직과 정규직 사이, 외인 자리의 잔인함

로건 앨런 KT 정식계약 총정리, 연봉 42만5천 달러와 보쉴리 방출까지

연봉만 놓고 보면 100만 달러를 받던 투수가 나가고 42만 5,000달러 계약자가 그 자리에 앉았다.
액수는 절반 이하지만 KT가 산 것은 가격이 아니라 지금 던질 수 있는 몸일 것이다.
외국인 선수 한 자리는 성적이 좋아도 몸이 버티지 못하면 유지되지 않는다.
보쉴리의 3.16과 앨런의 3.33 사이에서 갈린 건 실력이 아니라 출전 가능 여부였다.

앨런 쪽에서 보면 이 계약은 재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NC에서 재계약이 불발되고, 다저스 산하에서 평균자책점 6점대를 찍고, 대체 선수라는 가장 불안정한 신분으로 돌아와, 5경기 만에 시즌 잔여 일정을 보장받았다.
남은 시즌 성적에 따라 다음 계약의 크기도 달라질 것이다.
KT는 5강 경쟁 국면에서 로테이션 한 축을 다시 세웠다.

15kg을 덜어내고 4km/h를 더 얻어 돌아온 투수의 여름, 그 계약서에는 숫자보다 긴 이야기가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