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에 앉아 있던 관객 몇 명이 슬금슬금 무대로 올라간다.
시골 빨래터에서 방망이질하던 할매들 사이로, 낯익은 얼굴 하나가 트로트 한 소절을 뽑는다.
미스트롯4에서 ‘청산유수비’로 불리던 바로 그 유수비다.
결승 무대엔 끝내 못 올랐는데, 전주 창작춤극 무대엔 특별출연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쯤 되면 순서가 좀 이상하지 않나 싶다가도, 사연을 따라가 보면 그럴 만하다.
“무용도 트롯도 청산유수비”, 이 별명부터 좀 풀고 가자
유수비를 처음 검색한 사람은 ‘청산유수비’라는 별명 앞에서 한 번 멈칫하게 된다.
청산유수(靑山流水), 막힘없이 잘하는 말솜씨를 뜻하는 그 사자성어에 이름 석 자를 얹은 언어유희다.
말을 유창하게 한다는 뜻이 아니라, 무용과 트로트를 둘 다 물 흐르듯 해낸다는 의미로 시청자와 커뮤니티에서 붙여준 애칭이다.
미스트롯4 방영 당시 자연스럽게 굳어졌고, 지금은 이 별명이 본명보다 검색이 잘 될 지경이 됐다.

정리하자면 지금 상황은 이렇다.
미스트롯4 대학부 출신 유수비가, 종영 뒤 전주에서 열린 창작춤극 ‘춤추는 할매들’에 특별출연해 무용 전공과 트로트를 한 무대에서 보여줬다는 것.
기사 하나하나엔 조각으로 흩어져 있는 이야기라, 여기서는 미스트롯4 서사부터 이번 무대까지 흐름으로 이어 붙여 보겠다.

“대학부 팀으로 시작해 비타오걸까지” — 미스트롯4에서 그가 지나온 길
유수비의 미스트롯4 여정은 대학부에서 출발했다.
본선 1차 팀 배틀에서는 길려원·윤예원과 한 팀을 이뤄 무대에 섰다.
여기서 길려원이라는 이름을 기억해 두면 좋다.
이 사람은 나중에 최종 결승 TOP5까지 올라가는데, 같은 팀에서 출발한 유수비의 결말과 나란히 놓고 보면 오디션이 참 야박하구나 싶어진다.

1대1 데스매치 구간에서는 황금심의 ‘삼다도소식’으로 상대를 꺾고 살아남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이 부분은 팬 커뮤니티에서 취합된 정보라 비공식으로 봐두는 게 안전하다.
이후 본선 3차전에서 유수비는 ‘비타오걸'(염유리·김산하·원하연·유수비·장혜리) 팀의 일원으로 김연자의 ‘웃어라’ 무대를 소화했다.
곧이어 염유리·장혜리와 트리오를 이뤄 장윤정의 ‘이따, 이따요’까지 이어갔다.

무용 전공자답게 몸을 쓰는 퍼포먼스가 무대에서 확실히 눈에 띄었고, ‘청산유수비’라는 별명도 이 무렵 굳어졌다.
그런데 여기서 숫자 하나가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든다.
비타오걸 팀은 해당 미션 라운드에서 팀 순위 4위를 기록했다.
이 ‘4위’를 최종 순위로 오해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팀 미션 안에서의 등수일 뿐이다.

정확히 말하면 유수비는 결승 TOP5(허찬미·이소나·홍성윤·윤태화·길려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즉 결승 진출에는 실패한 것이 맞다.
비타오걸의 ‘4위’와 최종 TOP5 명단은 서로 다른 층위의 이야기이니, 이 둘을 섞어 “유수비 4위”라고 적어둔 글이 있다면 반쯤 걸러 읽으면 된다.
“2000년생 울주 출신”? — 여기서부터는 확인된 게 아니다
프로필을 찾다 보면 꽤 구체적인 신상이 눈에 들어온다.
2000년생 만 25세, 울산광역시 울주군 출신, 대학교 4학년 무용 전공, 2025년 KBS 전국노래자랑 울주군편 최우수상 수상까지.
숫자가 이렇게 딱딱 떨어지니 사실처럼 보이는데, 1차 출처(방송사·언론)에서 확인된 정보가 아니다.
블로그와 취합형 페이지에서 돌고 있는 내용이라, 지금 단계에선 ‘~라는 이야기가 있다’ 정도로 두는 게 맞다.

반대로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사실은 이 정도다.
소속사는 초이크리에이티브랩, 김연자·신유·김소연·홍지윤·황민우·황민호 등이 몸담은 트로트 전문 기획사다.
전공은 무용이고, 여러 기사에서 “무용 전공자의 강점을 살려 작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었다”고 서술한다.
정리하면 나이·고향·학교는 미확인, 소속사와 무용 전공·미스트롯4 대학부 이력은 확인된 사실.
이 경계선을 그어두는 것만으로도 검색 상위 글 몇 개보다 마음이 편해진다.

“웃고 울다 보니 공연이 끝났다” — ‘춤추는 할매들’에 그가 낀 이유
이번 특별출연 무대는 2026년 7월 18일 오후 5시, 전북 전주 한국전통문화전당 공연장에서 열렸다.
두(頭:Do)댄스 무용단의 창작춤극 ‘춤추는 할매들’, 티켓은 2만 원, 전북특별자치도와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 주최했다.
옛 시골 마을 빨래터를 배경으로 전주 여성들의 삶과 애환을 춤·장단·소리로 풀어낸 작품이다.
무용 전공자인 유수비가 여기 얹히는 건, 홍보 문구를 빌리자면 꽤 자연스러운 매칭이었다.

관객 반응은 공연 전체를 향해 후하게 쏟아졌다.
“웃고 울다 보니 공연이 끝났다”, “무용 공연이 이렇게 재미있고 친숙할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는 감상이 이어졌다.
객석에서는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고, 일부 관객은 무대로 올라가 출연진과 함께 춤을 추며 공연의 일부가 됐다.
이원택 전북지사 배우자는 “공연의 완성도가 높았고, 지역 청소년들과 함께한 무대가 특히 인상 깊었다”는 코멘트를 남겼다.

다만 여기서 솔직히 짚자면, 저 뜨거운 반응들은 공연 전체에 대한 것이다.
유수비 출연분만 콕 집어 “이 장면이 최고였다”고 인용한 개별 반응은, 어느 매체에도 명시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청산유수비가 무대를 찢었다”는 식의 개인 평이 있었으면 나도 신나게 받아 적었겠지만, 없는 건 없다고 적는 게 맞다.

“장기자랑 코너였나, 극 전체였나” — 매체마다 말이 조금씩 다르다
재밌는 건 유수비가 정확히 어떻게 무대에 섰는지를 두고 기사들이 살짝 엇갈린다는 점이다.
전북일보 계열은 유수비가 극 중반 ‘전주천 장기자랑’ 코너에 특별출연했다고 콕 집는다.
전주 청소년 댄스팀 뮤즈(MUSE), 줌바댄스 강사 이지현과 함께 별도 무대를 꾸몄다는 서술이다.

반면 지피코리아·이투데이·톱스타뉴스·엔씨프레스 같은 매체는 코너 구분 없이 두루뭉술하게 쓴다.
“배우들과 극 전체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케미 장인” 같은 표현으로 통합해 서술한다.
그러니까 별도 장기자랑 코너였는지, 극 전체 배우 앙상블에 스며든 것인지, 뉘앙스가 매체마다 다르다.
둘 다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장기자랑 코너에도 서고, 극 흐름에도 녹아들었다면 양쪽 서술이 동시에 성립하니까.

결승 대신 지역 무대, 그래서 다음은?
여기까지 이으면 그림이 하나로 모인다.
대학부에서 시작해 비타오걸까지 갔지만 결승 문턱에서 멈춘 참가자가, 종영 뒤 무용 전공이라는 자기 무기를 들고 지역 창작춤극 무대에 러브콜을 받았다.
오디션은 순위로 사람을 줄 세우지만, 그 뒤의 활동은 꼭 순위 순서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걸, 유수비의 동선이 은근히 보여준다.
결승 진출자 명단에 이름이 없다고 이야기가 끝난 게 아니었던 셈이다.
초이크리에이티브랩이라는 트로트 명가 소속으로, 무용과 가창을 동시에 쓸 수 있는 카드는 생각보다 활용처가 넓다.
그렇다면 이번 전주 무대가 단발 이벤트로 끝날지, 아니면 ‘무용하는 트로트 가수’라는 포지션으로 계속 이어질지.
다음 무대가 어디서 열릴지는, 아직 아무도 답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