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솔로들이 서로 눈도 못 마주치는 걸 지켜보는 게, 전 세계 사람들이 화요일 밤에 할 수 있는 가장 재밌는 일일까?
넷플릭스 집계를 보면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모태솔로지만 연애는 하고 싶어’ 시즌2가 공개 첫 주에 글로벌 비영어 쇼 TOP10 8위에 올랐다.
시즌1이 찍었던 10위를 두 계단 갈아치운 숫자다.
연애 못 하는 사람들 모아놨더니 성적표는 제일 잘 나오는, 좀 얄궂은 상황이 벌어졌다.

숫자부터 훑어보자.
7월 7일 화요일에 1~4회가 풀렸고, 7월 7일부터 13일까지 잡힌 첫 주 집계에서 넷플릭스 글로벌 TOP10 비영어 쇼 부문 8위가 나왔다.
모태솔로 열두 명이 손도 못 잡고 헤매는 프로그램이 전 세계 순위표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국내 넷플릭스 코리아 주간 TOP10에서는 2위.

아시아권 성적도 나쁘지 않다.
한국을 빼고도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 4개국에서 동시에 TOP10에 들어갔다.
한국 사람만 이 어색함을 즐기는 게 아니라는 뜻인데, 연애 서툰 사람 구경하는 재미는 국경을 안 가리는 모양이다.
시즌1은 10위, 시즌2는 8위 — 두 계단의 의미
시즌1이 남긴 최종 기록은 글로벌 비영어 TOP10 10위였다.
복수 매체가 공통으로 확인한 수치다.
시즌2는 그걸 첫 주에 8위로 넘겼다.
다만 시즌1의 정확한 공개일자나 글로벌 진입 시점은 이번에 확인되지 않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한 숫자라고 단정하긴 어렵다.
더 재밌는 건 화제성 쪽이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조사 기준으로 공개 1주 차에 TV-OTT 비드라마 부문 종합 3위, SNS 부문은 1위를 찍었다.
시즌1 동기간과 견주면 130% 이상 급증이다.
2년 사이에 시청자들이 갑자기 모태솔로에게 관대해진 건 아닐 테고, 시즌1이 깔아둔 인지도 위에 시즌2가 올라탔다고 보는 쪽이 자연스럽다.

제작진이 직접 밝힌 결도 달라졌다.
시즌1을 “서툰 모습 가득한 귀여운 교육방송” 느낌으로 표현했던 제작진은, 이번 시즌을 두고 “거침없는 여자 솔로들의 활약”을 앞세운다.
귀여운 교육방송에서 매운맛 연애 서사로 갈아탄 셈이다.
지원자도 1만 7천여 명을 넘겼다고 보도됐고, 일부 매체는 시즌1의 약 4배 규모라고 언급했다.
다만 시즌1 지원자 수 자체가 공식 확인된 적이 없어서 이 배수는 미확인으로 두는 게 맞다.
5~6회, 문장 하나가 판을 흔들었다
7월 14일에 풀린 5~6회는 제작진 표현으로 “범퍼카 같은 러브라인”이 본격화되는 구간이다.
그리고 여기서 문제의 발언이 나온다.
남성 출연자 김재서가 데이트 상대에게 던진 말이다.
“넌 이 데이트가 마지막일 수도 있어.”

상대였던 전서윤은 “웃음기가 좀 사라졌던 거 같아요… 표정 관리를 진짜 하나도 못하고”라고 돌아봤다.
재서 본인의 해명은 이랬다.
“약간 매를 미리 맞는 느낌으로 예상을 하고 하면 마음이 편해지는 상태.”
본인 마음이 편해지려고 상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 구조인데, 스튜디오가 가만있을 리 없었다.

썸메이커로 앉아 있던 카더가든은 “너가 매를 버는구나”, “쟤 입 좀 막아야 돼”라고 했고, 이은지는 “아니 근데 너무 기분 나쁜데?”라고 직격했다.
강한나는 “본인 입장에서만 생각하신 거지”라며 조금 더 차분하게 정리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반응도 비슷한 방향이었다.
“왜 모솔인지 알 거 같더라구요”, “저런 말을 왜 꼭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자기가 뭔데…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네요” 같은 댓글이 돌았다.
다만 여기서 한 발 물러설 필요는 있다.
일부 매체는 벌써 김재서에게 “빌런” 프레임을 씌우고 있지만, 그는 KAIST 수리과학과 출신 게임 개발자로 ‘배틀그라운드’ 초창기 개발에 참여했던 이력을 가진 사람이고, 무엇보다 방송은 아직 절반이 남았다.
연애 예능에서 5회차 인상이 최종 인상까지 가는 경우는 생각보다 드물다.
참고로 이번 시즌 이은지는 출연자들에게 호통을 쳤다가 나중에 사과했다는 에피소드도 소개됐다.
스튜디오도 판단을 계속 수정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조합이 왜 먹혔나
출연진 구성을 보면 화제성 1위가 어느 정도 설명된다.
남자 쪽은 치과의사 안승현(전북대 치대 출신)이 이성 앞에서 극도로 긴장하는 캐릭터로, GS 소속 마케터 최혁준은 어장관리 경험 탓에 마음에 벽이 생겼다는 서사로 나온다.
취업준비생 윤정윤은 이성과 눈 마주치는 것조차 힘들어하고, 대학생 이진우는 채팅앱으로 만난 상대와 1년간 랜선 연애를 했던 이력으로 ‘메기’ 역할에 중반 투입됐다.

여자 쪽 캐릭터는 더 선명하다.
이화여대 졸업 후 보험회사에 다니는 전서윤은 10년 차 NCT 덕후, 2년 차 한의사 이한주는 “필터 없는 입담”에 “양아치 느낌”이 이상형이라고 못 박았다.
갤러리 큐레이터 인턴 최현서는 스스로를 오타쿠라 부르며 <은혼>과 <블루록>을 좋아한다고 밝혔고, 경북대 서양화 전공 김수현은 “친구 같은 연인”을 원한다고 했다.
영국 유학파 도예가 겸 일러스트레이터 한수지는 등장하자마자 남성 출연자들의 관심을 싹 가져갔고, 5년 차 한의사 안정은은 여러 차례 고심 끝에 섭외를 수락해 후반에 합류한다.
연애만 못 해봤을 뿐 나머지는 다들 만만치 않은 사람들이다.
온라인 커뮤니티가 시즌2 공개 전부터 출연진의 “스펙과 비주얼 반전”에 기대를 걸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하퍼스바자코리아는 “훈수를 유발하다가도 응원을 부르는” 첫 연애 도전기가 과몰입을 이끌어냈다고 짚었다.
훈수와 응원 사이를 왔다 갔다 하게 만드는 것, 그게 이 프로그램이 SNS 화제성 1위를 가져간 방식이다.
남은 회차, 그리고 아직 답이 안 나온 것들

총 10부작이고, 남은 건 7~10회다.
7~8회는 7월 21일 화요일, 9~10회 최종회는 7월 28일 화요일 공개 예정이다.
다만 회차 구성 표기는 매체마다 갈린다 — 5~6회 공개일을 7월 14일로 쓴 곳과 7월 21일로 쓴 곳이 섞여 있어서, 정확한 편성은 넷플릭스 공식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안전하다.
김노은 PD는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시즌1보다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스파크가 튀는 연애가 있다”, “촘촘하게 빡센 일정을 준비했다”고 했다.
글로벌 8위와 화제성 130% 상승은 이미 손에 쥔 숫자다.
남은 질문은 이거다.
메기 두 명이 들어온 판에서 재서의 “매를 미리 맞는” 화법이 반전의 서사가 될지, 아니면 끝까지 매만 벌다 끝날지.
그리고 이 성적표가 최종회까지 유지되면서 시즌3 얘기로 이어질지.
답은 21일과 28일에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