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이 18일 오전(한국시간) LA 더비로 그라운드에 돌아온다.
복귀 무대가 시즌 최대 라이벌전이라는 건, 축구의 신이 꽤나 각본가 기질이 있다는 뜻이다.
정작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신체적으로 완벽하지 않다”고 못을 박았다.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부터 SNS 사과문, 귀국, 미국 재합류, 훈련 복귀까지 3주 남짓의 기록을 날짜순으로 정리했다.
먼저 필요한 정보부터 박아두겠다.
손흥민은 한국시간 7월 18일 오전 11시 25분경 LA갤럭시 홈구장인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 파크에서 열리는 MLS 16라운드, 이른바 엘 트라피코(LA 더비)로 복귀한다.
국내 중계는 SPOTV Prime.
출전 자체는 감독이 예고했고, 선발이냐 교체냐는 아직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다.

5주를 쉬었다가 돌아오는 첫 경기가 시즌 최대 라이벌전이라니, 일정표를 짠 사람은 아마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었을 것이다.
몸을 풀 만한 만만한 상대? 그런 사치는 준비되지 않았다.
3주 사이에 벌어진 일들
시작은 6월 24일(현지시간)이었다.
한국은 남아공전에서 0-1로 지며 조별리그 탈락이 사실상 확정됐고, 손흥민은 그 경기에 교체로 들어갔다.
체코·멕시코·남아공 3경기를 모두 뛰었지만 골도 도움도 없었다.
네 번째 월드컵에서 처음 겪는 공격포인트 0의 대회였다.

| 날짜 | 내용 |
|---|---|
| 6월 24일(현지) | 남아공전 0-1 패, A조 조별리그 탈락 사실상 확정 (손흥민 교체 출전) |
| 6월 30일 오전 | 손흥민 SNS 심경 글 게재 — 좋아요 약 125만, 댓글 3만여 개 |
| 7월 1일 무렵 | 귀국 후 국내에서 짧은 휴식 |
| 7월 5일 | 존 토링턴 LAFC 단장, 위로 메시지와 함께 18일 복귀전 일정 공개 |
| 7월 10일경 | 미국 출국, 팀 합류 |
| 7월 15일 | LAFC 공식 SNS “Sonny’s back” 게시 / 도스 산토스 감독 프리뷰 기자회견 |
| 7월 17일(현지) 19:30 = 7월 18일(한국) 11:25경 |
LAFC vs LA갤럭시, MLS 16라운드, 디그니티 헬스 스포츠 파크 |
6월 30일 올라온 SNS 글이 이 타임라인의 변곡점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겠다”, “솔직히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만은 않다”, “어린아이의 꿈의 무대가 무너져 내린 것 같다”는 문장이 담겼고, 마지막은 “다시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였다.
좋아요 125만 개.
사과문에 이 정도 반응이 달리는 것도 흔한 일은 아니다.

댓글창은 예상과 조금 달랐다.
“미안해하실 필요 없습니다 캡틴”, “우리도 화나는데 선수들은 오죽했을까요”, “고생 많았어요 쏘니”, “2030년도 가봅시다 제발” 같은 반응이 3만여 개 쌓였다.
가장 힘들었을 사람이 오히려 팬을 다독인 모양새가 됐다는 평가가 국내 매체에서 반복해서 나왔다.
물론 반대편도 있다.
월드컵 부진을 두고 일부 외신이 ‘워스트 플레이어’와 에이징 커브를 거론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어느 매체인지는 기사에 특정되지 않아 확인되지 않았다.
감독은 위로 대신 사실을 말했다
7월 15일(현지시간) LA갤럭시전 프리뷰 기자회견에서 도스 산토스 감독은 립서비스를 아꼈다.
복귀 자체는 반겼다.
“손흥민과 제이콥 샤펠버그, 매트 에반스가 모두 돌아와 기쁘다. 선수들도 복귀를 반기고 있고 이곳을 그리워했다”는 게 첫 마디였다.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월드컵을 극복했느냐는 질문에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손흥민은 자신의 나라를 사랑하고 월드컵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어 했다. 월드컵에서 있었던 일을 완전히 극복했느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컨디션에 대해서도 “손흥민은 신체적으로 완벽하지 않다. 지금 완벽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며 “5주 동안 경기를 뛰지 않았고 다시 프리시즌을 소화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한 가지는 짚고 가자.
7월 5일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낼 것”이라며 따뜻한 메시지를 낸 사람은 감독이 아니라 존 토링턴 단장이다.
기사 헤드라인에서 이 둘이 자주 섞이는데, 프런트와 벤치는 다른 자리다.
단장은 “정신적·육체적 휴식이 필요한 상태”라며 컨디션 관리를 언급했고, 감독은 그 관리 대상을 실제로 그라운드에 올려야 하는 입장이라 어조가 다를 수밖에 없다.

기록은 사실 나쁘지 않다
월드컵 3경기만 떼어 보면 우울하지만, 클럽 성적표는 전혀 다른 얼굴이다.
월드컵 휴식기 이전 기준 2026시즌 MLS 정규리그 13경기 0골 9도움, 리그 도움 부문 선두권이다.
5월 3일 올랜도시티전에서는 전반전에만 도움 4개를 몰아치며 MLS 역사상 ‘전반 4도움’ 최초 기록을 세웠다.
골이 0인 건 눈에 띄지만, 도움 9개를 쌓는 동안 팀 공격이 그를 경유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상대도 만만하진 않다.
LA갤럭시는 서부 콘퍼런스 9위(5승5무5패, 승점 20)로 LAFC(5위, 7승3무5패, 승점 24)보다 아래지만, 더비에서 순위표는 대체로 장식품 취급을 받는다.
갤럭시엔 마르코 로이스가 있다.
이번 시즌 4골 5도움을 기록 중인 그는 “홈에서 더비를 치르며 시즌을 재개하는 것보다 더 좋은 시작은 없을 것”, “우리는 경기를 치를 준비가 됐다”고 했다.
양쪽 다 ‘재개’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데, 한쪽만 5주를 쉬었다는 게 함정이다.

복귀전 이후 일정은 더 가혹하다.
18일 갤럭시전을 시작으로 26일까지 9일간 3경기를 치르고, 30일에는 메시 등이 나서는 MLS 올스타전 출전이 예정돼 있다.
“신체적으로 완벽하지 않다”는 선수에게 주어진 스케줄치고는 꽤 성의 없다.
18일 엘 트라피코 결과와 손흥민의 출전 시간·공격포인트, 그리고 9일 3연전을 어떻게 나눠 뛰는지는 경기 직후 다시 정리해 올리겠다.
일단 18일 오전 11시 25분, SPOTV Prime.

